아침놀 Blog


애자일 블로그에서 아주 중요하고, 또 재미있지만 심각한 글을 찾았다. 나는 앞으로 뭐해먹고 살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 일을 찾을 때 쓸 수 있는 질문들이다. 질문 자체에 대한 설명은 원글을 참고하기 바라며, 나는 내 경우에 비추어 생각해보았다.

1. 좋아하는가?

  • 다른 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쉬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기분이 왠지 울적할 때,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진절머리가 날 때 당신은 자발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 일의 성패와 상관없이 하고 나면 기분이 유쾌해지고 살아있는 기분이 들던가요? 그걸 하면서 몰입하게 되나요? 누가 돈을 주지 않아도, 아니 심지어는 내가 돈을 내고서라도 그 일을 하고 싶은가요?

나에게 이런 류의 일이라면 책 읽기, 피아노 치기 및 공연 관람하기, 그림 그리기, 내가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프로그래밍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정도. 동아리 프로젝트 같은 거 가끔씩 만지다보면 스스로 말려버릴 때가..;;

대학에 와서 전산 전공을 하면서, 또 흔히들 말하는 ‘한국 IT 업계의 현실’ 뭐 이런 것들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대해 회의를 가져보기도 힘들어해보기도 하였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의 체계를 실체화하고 그것을 정보라는 형태로 가공하여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원래부터 내가 게임을 할 때마다 꼭 맵에디터가 있는 게임만 했듯 실제 프로그램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내 맘대로 뭔가 해볼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들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은 기본적으로 좋아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림 그리기나 피아노 치기는 뭔가 하다가 잘 안 풀려서 스트레스 받을 때 하는 류의 일들이다. 둘 다 아주 프로페셔널한 레벨을 스스로 원하는 건 아니고 다만 내 스스로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은 정도만 하고 있다.

대학에 와서 추가된 것이 하나 있다면 사람 만나기일 것이다. 아직은 내가 사람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을 파악해가는 것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지적 활동이다. 좋게 유지된 케이스도, 안 좋게 끝난 케이스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나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 잘하는가?

  •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시작했는데 당신은 훨씬 진도가 빠르고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있었나요? 남들에게서 그 일로 찬사나 칭찬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글쎄, 프로그래밍의 경우는 대학의 전산과를 기준으로 본다면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우열을 못 가리겠다. 하지만 내 스스로 판단하건대 중학교 때 별도 교육 없이 정보올림피아드에서 혼자 수상했던 점, 알고리즘 풀이 경험이 적음에도 구글 면접 때 차분하게 잘 대처할 수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어렸을 때부터 경시대회 등으로 단련된 아이들과는 다르게 빨리 적응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가 볼 때 나는 알고리즘이나 이론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보다 사용자와 관련된 부분, 시스템적으로 바라보고 작업하는 부분에 강한 것 같다.

이 외에도 중학교 때 어떠한 선행학습이나 학원·과외 없이 1년 만에 시험 시스템에 적응하여 전교 1등을 해봤던 것이나 과학고 입시를 단 3개월 벼락치기로 통과했던 일 등은 ‘공부’라는 것에 소질이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때의 공부가 어떤 형태였는지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떤 자료를 읽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것 같다. 참고로 초등학교 때는 공부라는 건 전혀 신경써본 적 없고 하루에 4시간씩 컴퓨터 게임만 하고 지낸 적도 있다. 근데 그 ‘나만의 언어로’라는 부분이 대학에 와서는 간혹 문제가 되기도 해서,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들은 굉장히 낮은 성적을 받기도 한다. (아직까지 이게 이루어지지 않은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NP 문제의 증명과 같은 걸 들 수 있겠다. 아, 알고리즘이랑 오토마타 언제 재수강하지-_-)

그림의 경우 어렸을 때 우연히(?) 강남구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에서 입상한 것 말고는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냥 나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어쩌다가 한 번씩 표현해보는 정도. 피아노는 어렸을 때 연습하라는 분량 다 안 하고 피아노 선생님 속여가면서(…) 한 것 치고는 진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 사실 몇 년 먼저 배운 형이 치는 곡들을 따라서 쳐본 적도 있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피아노 선생님이 콩쿨에 나가보라는 제의도 하셨었다는데 나는 기억이 없다. 지금은 그냥저냥 아마추어 수준으로 치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 카이스트에는 나보다 잘 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 orz; (리스트의 초절기교 같은 거 치는 사람 보면 좀 좌절스럽다)

한편 작곡의 경우 제대로 공부하지도, 배우지도 않았지만 피아노를 쳐온 경험으로 중학교 2~3학년 때 조금 시도를 했었는데, 중고등학교 음악선생님들한테 큰 칭찬을 들었던 적이 있다.

3. 지속 가능한가?

  •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 중에서 남들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걸 남들에게 가치있는 형태로 변환할 수 있나요?

‘해먹고 산다’가 성립하려면 이 질문을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 프로그래밍 : 저수준의 노가다부터 시작해서 고수준의 아키텍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사람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약간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적어도 먹고사는 데는 지장 없을 것 같다(?).
  • 그림 그리기 : 전업 화가나 디자이너가 되지 않는 이상 이걸로 돈벌어먹기는 힘들 듯-_-;
  • 피아노 연주/작곡 : 역시 전공자 레벨이 되지 않으면 힘들다. 어디 분위기 좋은 바에서 알바나 할 수 있을까 말까.; 취미로 계속 유지하다가 노후에(?) 개인 음반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 공부 : 이걸로 돈벌어먹고 산다면 한국에선 당연 학원강사가 짱.;;

글쎄, 일단은 프로그래밍을 두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자체도 굉장히 넓은 능력을 커버하기 때문에–시스템 수준의 분석에서부터 어셈블리 native speaking까지–또한 내가 가진 다른 방면의 능력들–특히 예술적인 면–을 활용하고 싶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석사 이후 어떤 분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지는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고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생각해온 것은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일해보고 싶다’ 정도인데, 몇 년 전 생긴 문화기술대학원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 그냥 전산 석사하고 이쪽 커리어를 쌓으면서 취미로 할까 하는 생각도 있고, 아니면 전산을 베이스로 생물정보학이나 로봇공학 쪽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아무튼 고민 고민.

Response
No trackback yet , Be the first commenter
RSS :
http://daybreaker.info/blog/rss/response/963

Trackback URL : http://daybreaker.info/blog/trackback/963

« : 1 : ... 99 : 100 : 101 : 102 : 103 : 104 : 105 : 106 : 107 : ... 99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