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by Joongi Kim

나는 요즘 ‘기억’이라는 말에 이상하게 계속 꽂혀있다. 지난 4월 16일 미사 성찬전례에서는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유난히 마음을 울렸다. 부활절이면서 동시에 세월호 사고 3주기이기도 했기 때문일까.

교회라는 조직이 탄생하고 전 세계 성당에서 매일같이 미사 드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 말씀 한 마디 때문이다. 몸을 내어주고 피를 흘린 자신의 희생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고자 했던 마음, 그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형은 얼마나 끔찍한 트라우마였을까? 2천년이나 세대를 이어온 그 트라우마는 하나의 종교로서 그 기억을 영원히 이어가게 되었다.

세월호 사고나 위안부 소녀상 설치 같은 사회이슈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가 좀더 기억에 관심을 가지고 관대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들—정치인들뿐만 아니라 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포함해서—그 기억의 가치와 무서움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기를.